“한때는 성공한 월가 금융맨의 상징이었는데…”
‘스마트폰의 효시’로 불리는 블랙베리가 결국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됐다.
1999년 첫선을 보인 블랙베리는 키보드를 이용한 이메일 전송 기능으로 한때 스마트폰 시장에서 1위를 달렸다.
경쟁자가 없는 ‘비즈니스용 폰’의 절대강자로 군림했다.
하지만 애플과 구글이 주도한 ‘스마트폰 혁명’의 파고를 넘지 못했다.
새로운 ‘게임 체인저’의 등장에 대응하지 못하고 혁신에 실패한 탓이다.
중국 스마트폰 제조업체 TCL까지 나서서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려고 했지만 스마트폰 시장의 치열한 경쟁에 버티지 못했다.
◇‘한때는 세계 1위 스마트폰’ 블랙베리…“오바마도 애용”
블랙베리는 지난 1999년 첫선을 보였을 때부터 ‘쿼티’(QWERTY) 키보드가 탑재된 디자인과 뛰어난 보안 등에 힘입어 소비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처음에는 이메일과 문자메시지(SMS) 전송에 맞춰진 무선호출기 형태로 출발했고 이후 휴대폰을 거쳐 스마트폰으로 진화를 거듭했다.
키보드를 통해 일정관리와 함께 이메일, 메시지를 주고받을 수 있고 미국 국방부의 승인을 받을 정도의 뛰어난 보안성이 강점으로 꼽혔다.
이에 월가의 금융업을 비롯한 전문직 종사자들과 각국 정상들이 애용하는 휴대폰을 유명해졌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사용한다는 사실이 알려진 후 ‘오바마폰’으로 불리기도 했다.
이같은 인기에 힘입어 블랙베리는 2008년까지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약 20%를 점유해 스마트폰 시장에서 전 세계 1위를 기록했다.
같은해 미국시장에서는 점유율이 44.5%에 달할 정도로 독보적인 1위였지만 한자릿수 점유율로 떨어지며 명맥만 유지해왔다.
◇“영원한 1등은 없다”…블랙베리의 ‘날개 없는’ 추락
승승장구하던 블랙베리의 운명을 바꾼 것은 2007년 아이폰을 출시한 애플이다.
이어 구글이 이듬해 스마트폰용 운영체제 안드로이드를 무료로 배포한 뒤 블랙베리 스마트폰은 소비자로부터 점점 외면받았다.
자체 운영체제(OS)가 탑재된 블랙베리 스마트폰에서 여러 차례의 오류가 발생하고 애플리케이션이 부족하다는 이유에서였다.
구글, 애플이 새로운 스마트폰 생태계를 만들며 영역을 확장하는 것과 달리 자체 OS의 경쟁력 확보에 실패했다.
한 때는 혁신적이었던 키보드도 터치스크린이 도입된 후로는 일부 마니아층에서만 호응을 얻었다.
결국 블랙베리는 자체 스마트폰 제조를 중단하기로 결정, 지난 2016년 스마트폰 생산을 중국 TCL에 넘겼다.
TCL은 블랙베리 OS가 아닌 안드로이드를 탑재한 ‘블랙베리 키1’과 ‘블랙베리 모션’, ‘블랙베리 키2’ 등을 출시하며 옛 영광을 회복하려 노력했다.
하지만 애플과 삼성뿐 아니라 최근 스마트폰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화웨이 등 중국 기업들과의 경쟁에서도 뒤지면서 노력은 실패로 끝났다.
결국 블랙베리는 지난 3일(현지시간) 공식 트위터를 통해 “올해 8월31일 TCL과의 파트너십 계약이 끝난 이후 더 이상 스마트폰의 제조와 판매를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다만 2022년 8월31일까지 기존에 판매된 단말기에 대한 지원은 계속할 계획이다.
기사원문
https://bit.ly/2OxXH7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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